대기-해양 접합 시스템을 연구하는 전남대학교 해양기후연구실에서 전하는 인사

2021-03-31l 조회수 2267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조교수로 전남대학교 해양학과에 재직 중인 함유근이라고 해요. 저는 기후 역학 실험실에서 강인식 교수님 지도 하에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 (GSFC) 에서 3 년 반 정도 일한 후에 전남대학교로 오게 되었어요. 전남대학교는 많이들 아시다시피 맛있는 음식이 많기로 잘 알려진 전라남도 광주에 있고, 호남 지역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다수 재학중인 학교입니다. 현재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한 전남대학교 학교 출신 학생들도 몇몇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학생들을 보면 전남대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좀 더 감이 잡힐 거에요. (학생들, 열심히 하고 있겠죠? ^^) 또한, 현재 서울대학교 해양학과 교수님으로 재직중이신 조양기, 최경식 교수님도 전남대학교 해양학과에 재직하셨던 분들입니다. 전남대학교 해양 학과는 전통적으로 해양 물리, 해양 생물, 해양 화학, 해양 지질들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중이신 교수님들이 많이 계셔 왔는데, 최근에 저와 또 다른 서울대학교 동문 이신 정지훈 교수님이 대기-해양 접합 역학, 기후 예측 분야의 연구를 통해 해양 뿐만 아니라 대기 분야로도 연구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전남대학교와 관련된 소개는 이쯤으로 짧게 마치도록 하고, 제가 어떻게 대학원 생활을 하였고, 졸업 후 NASA/GSFC 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소개해 볼까 합니다. 1999년에 지구환경과학부에 입학 하였는데, 학부 당시부터 대기 과학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다만, 학부 초년생때는 그 관심을 전공 관련 지식을 쌓는 데 쏟지 못하고 여러 다른 잡기들을 연마하는데 많이 할애 했지만요. ^^; 제가 미래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하게 될 지에 대한 생각도 명확하게 있던 시기는 아니었지만, 만약 대학원에 진학하고 공부를 계속하게 된다면 대기 과학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분명했기 때문에 대기 분야 수업들은 꾸준히 들어 왔습니다.

대학원에 진학 한 후에 여러 선배들의 권유와 개인적인 흥미로 대표적인 해양-대기 접합 현상 중 하나인 엘니뇨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학원에 갓 입학했던 2003년 당시에 엘니뇨 현상은 그와 관련된 역학들이 이론적으로 이해되기 위해 많은 연구들이 있었던 것에 매료 되었기 때문 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나름 정리된 분야였던 것이죠. 공부해야 될 것도 많아 배우는 재미(?)가 있었고, 당시 지도 교수님이셨던 강인식 교수님이 개인적으로 이 분야 전문가들도 많이 알고 계셨고, 선배님들 중에도 이 분야로 활발히 연구하시는 분이 많이 계셨기 때문에 제법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엘니뇨 현상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계절 예측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 했던 것이 석박사 통합과정 3년차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실제의 계절 예측은 대부분 대기 모형을 이용하여 이루어 지고 있었지만 해양-대기 접합 과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던 시기 였습니다. 또한, 기상청에서도 계절 예측에 대한 필요성을 조금씩 느끼고 있었지만 이를 위한 시스템은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런 동기를 가지고 꾸준히 연구하여 결국에는 계절 예측을 위한 시스템 개발 및 예측성 평가가 결국 저의 박사 학위 논문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주제로 박사 졸업을 했기 때문에 NASA/GSFC 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division에 취직 할 수 있었고, 이 후 대기학과가 아닌 해양학과로 옮기게 되었으니, 지금 돌이켜보면 이때의 결정이 이후 제 인생을 결정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2010년 3월부터 NASA/GSFC 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저의 근무 부서는 Global Modeling and Assimilation Office (GMAO) 로, 전지구 해양-대기 접합 모형의 개발과 예측을 위한 자료 동화 시스템 개발을 전담으로 하는 부서 입니다. 저는 이 부서의 총괄 책임자가 직접 이끌고 있는 해양 자료 동화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소속되어 해양 자료 동화 시스템 및 이를 이용한 예측 시스템 개발 관련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저희 부서는 대기 자료 동화 분야에서도 명성이 높기 때문에 여러 자료 동화 전문가들이 계셔서, 그들과 디스커션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있었고, 또 제가 일하던 곳에서 10분 거리에 University of Maryland 가 있어 Eugenia Kalnay 교수님 그룹과도 연구를 함께 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NASA/GSFC 가 위치하고 있는Maryland 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날씨만 보면 슬프지만 그리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은 지역이지만, NCEP, UMD, NASA/GSFC , GMU, COLA 등 여러 대기 과학 분야 관련 센터들이 밀집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원하신다면 심심할 새 없이 활발한 쇼셜 활동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당시 배운 테니스, 골프를 지금은 바빠서 많이 즐기지는 못하지만 방학때 방문하면 계속 즐기고 있고, 그 곳에 계신 한인 연구자들과도 계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3년 반간의 삶은 연구자로서도 뜻깊은 경험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결혼 한 후의 신혼 생활과 지금도 옆에서 저의 문서 작성을 열심히 방해하고 있는 제 딸을 얻은 시기여서 지금도 돌이켜보면 얼굴에 웃음이 머금어 지는 시기네요.



짧게나마 제 이력을 소개해 드렸는데, 조금이나마 흥미롭게 읽으셨다면 좋겠네요.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마쳤지만 이대로 마무리 하기는 아쉽기도 하니, 마지막으로 학생들께 한 마디 드려볼까 합니다. 앞으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꾸려갈까 고민을 많이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학부생들은 물론이고 대학원 과정 중에서도 계속 고민이 되게 마련인데,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미래에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명확한 꿈을 갖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미래에 대한 꿈이 처음에는 불분명하였지만, 일단 흘러가는대로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 현재의 결과가 있었던 것 같거든요. 너무 많은 고민은 실제로 행동에 옮길 용기를 부족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혼자 고민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으세요. 비슷한 처지의 친구에게 털어 놓는 것도 좋지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선배들이나 어렵겠지만 교수님께도 고민을 털어놓는 용기를 갖는다면 해결책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힘내세요! 후배 여러분!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 함유근 교수
1999.03-2003.02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대기과학전공) (이학사)
2003.03-2009.08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이학박사)
2009.09-2010.02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연수연구원
2010.03-2013.09 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 Scientist1,2
2013.10-현재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해양환경전공)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