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3년만에 큐어버스, 5000억 규모 ‘먹는 치매 치료제’ 기술 수출

2025-03-12l 조회수 52

『창업 3년만에 큐어버스, 5000억 규모 ‘먹는 치매 치료제’ 기술 수출』

진정욱 | 큐어버스

 

안녕하세요. 큐어버스 (CUREVERSE lnc.)공동창업자 진정욱입니다. 저는 학부는 화학을 전공하고 지구환경과학부 강헌중 교수님 연구실에서 해양천연물화학 및 의약화학을 공부하여 석, 박사 통합과정으로 2009년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학부과정에서는 막연히 유기화학을 전공하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유기화학 합성 논문을 보다 우연히 해양천연물화학이라는 학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해양생물 체내의 생화학적 대사 작용에 의해 생성되는 대사물은 육상천연물과 매우 구별되는 독특한 구조와 강력한 생리활성이 있다는 사실에 학문적인 호기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2005년 해양천연물신약실험실 구성원 사진 (아래 줄 가장 왼쪽이 필자, 윗줄 가장 왼쪽이 조성진 대표)

당시 강헌중 교수님을 단장님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해양천연물신약연구단 사업에 참여하여 해양천연물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사업단의 유기합성, 기초 의약 및 독성학 전공자들과의 연구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대학원 시절 우리나라 최고의 교수님과 공동연구에 참여하여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기회가 융합 학문의 정점인 신약 개발을 전공하는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선생님들의 조언과 여러 학문을 경험할 수 있었던 환경은 저에게 큰 행운이자 매우 감사한 일 있었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화학과에서 해양천연물 전합성 연구를 경험하고 우리나라 의료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인 K-MEDIhub 신약 센터에서 선임, 책임연구원 및 난치성 질환 팀장으로 9년간 혁신 신약 (계열 내 최초: First In Class) 타깃 난치성 질환 및 항암제 신약 개발 프로그램을 수행하여, 6건의 기술이전을 하고, 30여편의 SCI 논문을 출판하였습니다. 특히 의약화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지인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 (미국화학회저널)에 2019, 2020, 2021년, 3년 연속 교신저자 표지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

신약 후보 물질이 약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세포와 동물 실험에서 효능이 보인다고 해도 정말 긴 호흡으로 사람에게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지 여러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약 후보 물질들이 그 과정들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신약개발지원센터 연구원들과 (왼쪽 끝이 필자, 오른쪽 끝이 조성진 대표)

바이오 스타트업인 저희 큐어버스는 ‘똘똘한 물질(Right Structure, 좋은 약물성 및 안전성을 가진 물질) 구조’를 초기에 발굴하는 능력을 지닌 연구자들이 설립하였습니다. 대학원 시절 같은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과정부터 인연이 되어 전 직장인 K-MEDIhub 신약 센터에서 같이 재직하였던 조성진 박사님이 대표를 맡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 융합연구단 소장으로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와 다발성경화증 연구에 있어 명성이 있는 박기덕 박사님과 함께 공동 창업하였습니다. 저는 큐어버스의 사이언스를 총괄하며, 공동창업자들은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에 맞춰 각자의 미션을 수행 중에 있습니다. 저희 큐어버스는 저분자 신약 후보 물질 개발을 통해 난치병 치료와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기에 회사의 이름을 CUREVERSE (CURE-uniVERSE)로 하였습니다. 큐어버스는 독자적이고 세계적인 저분자 약물 발굴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난치성 질환과 같은 치료가 필요한 타깃을 선정하여 후보물질 발굴을 통한 신약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력과 잠재력을 기반으로 창업 3년 만에 1번 파이프라인 약물인 CV-01을 안젤리니파마1에 5000억대의 글로벌 기술 이전을 하였습니다. CV-01 약물은 알츠하이머병을 타깃으로 개발된 약물이지만 다양한 뇌 질환 및 염증 치료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제약회사들은 그간 알츠하이머 치매의 근본 원인으로 꼽혀온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이 뇌에 과다하게 쌓이는 것을 막거나 제거하는 물질을 개발해 왔지만, 효과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뇌에 염증이 생기면서 베타 아밀로이드가 뭉치게 되고 염증이 더 악화해 치매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발병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염증을 없애 베타 아밀로이드 뭉침을 정상화하는 약물을 개발했고, 동물 실험에서 탁월한 개선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 약물은 CV-01로 지난해 10월 기술 수출되었으며, 현재 국내 임상 1상에 들어갔습니다. 그 대가로 총 3억7000만 달러(약 5440억원)를 받고, 매출이 발생할 때의 로열티는 별도입니다. 이것은 창업 후 만 3년여 만에, 아직 임직원 8명에 불과한 스타트업이 올린 기록으로는 이례적이라 평가받고 있습니다.

해당 계약을 통해 안젤리니파마는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CV-01을 개발 및 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가지며, 중국과 한국에 대한 개발 권리는 큐어버스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향후 약물이 허가받을 시 우리나라에서는 약물의 주인으로 남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약가로 국민들에게 제공하려는 명분도 지켰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구환경과학부 학생분들! 조금 꼰대 같지만 이런 생각을 전하고 싶습니다.

첫째, 비판적인 사고로 기존의 지식들을 취사선택하고, 독립적인 사고를 하는 연구자가 되는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기존 연구를 부정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비판적인 사고로 취사선택을 할 수 있으려면 본인이 하고 있는 전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해야 합니다.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현재의 부족함을 깨닫고, 그것을 채움으로써 학문은 발전합니다.

둘째, 내가 평생 해도 최소한 지겨울 것 같지 않은 전공을 택하세요. 지금 당장 취업이 잘 되고 남이 좋다고 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보다 나를 들여다보는 연습을 해 보세요. 저의 주변에서는 본인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 분들이 직업 만족도도 높고, 경제적으로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셋째, 열등감을 활용하세요. 진화론적으로 접근한다면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을 많이 퇴회 시켜왔지만, 수백만 년 진화된 인류는 왜 여전히 열등감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요?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열등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서울대 학생들만의 특권입니다. 주변의 훌륭하고 괴물 같은 동료들에게 자극받아 열등감을 내 성공의 원동력으로 삼으세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에 가장 소중한 인연으로 다가온 동료, 선배, 선생님들을 사랑합시다.

1안젤리니파마는 1919년에 설립된 비상장 이탈리아의 제약 회사로, 직원 수는 약 3,000명 이상이며, 매출의 절반 이 상이 수출하며, 주요 분야는 정신 건강, 통증, 염증 및 감염 질환 관련 약물의 개발과 상용화이며, 바이오 의약품 및 특수 의약품 분야에도 진출하여 의료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요 연구개발 목표 뇌전증 신약, 안젤리니파마는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Cenobamate, 유럽 제품명 온토즈리 ONTOZRY)의 유럽 판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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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009-2010
2011-2013
2014-2022
2022-현재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이학박사
Stanford Unversity 화학과 박사후과정
서울대학교 CMDD 전임대우연구교수
신약개발지원센터, K-MEDIhub 책임연구원 (난치성질환팀장)
CUREVERSE Inc. 부대표, 공동창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