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혜원입니다.

2021-03-31l 조회수 3604
저는 현재 미국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 (WHOI)과 MIT-WHOI Joint Program in Oceanography/Applied Ocean Science & Engineering 의 faculty로 재직 중입니다. 저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2007학번으로서, 2010년에 학부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위해 바로 미국으로 와, 어느덧 10년째 미국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곳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 해드리면, WHOI는 6개의 연구분과, 40여개의 센터/랩과 총 95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양연구소입니다. MIT와 파트너십을 통해서 1968년부터 MIT-WHOI Joint Program을 운영해오고 있어, 이 곳 WHOI faculty들은 MIT 학생들을 teaching, advising 합니다. 저는 Department of Marine Chemistry & Geochemistry 소속 Computational Biogeochemistry Laboratory의 PI로 주로 생지화학/생태 수치 모델링 연구를 하고 있고, MIT-WHOI Joint Program의 Chemical Oceanography, Biological Oceanography두 분야의 faculty로 있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모델러였던 것은 아니고, 석사 때는 실험 위주의 연구 (적조 미생물 생태, 해양산성화 연구), 박사 때는 관측 및 데이터 분석 위주의 연구 (남극 관측)를 하다가, 실험 데이터와 관측 데이터를 이용해서 해양 생태와 생지화학적 순환을 예측하는 데 관심이 많아져 자연스럽게 수치 모델링 분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로는 Palmer Antarctica Long-Term Ecological Research (남극 팔머 장기생태관측)과 Bermuda Atlantic Time-series Study (버뮤다 장기관측)의 생지화학 모델 개발, Marine Ecosystem Modeling Intercomparison Project등이 있고, 주로 heterotrophic bacteria와 phytoplankton에 초점을 둔 physical-biological coupling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저는 지구과학이 참 매력적이고 재미있고, 다른 분과간의 공동연구가 활발해서 비교적 화기애애하고,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하는 문화가 잘 녹아있는 인간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다른 분야에 비해 전공자가 많지 않다보니 연구자의 길을 가는데 있어서 정보가 부족해서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특히 대학원 유학을 준비할 때 정보 부족으로 많이 고생했던 생각이 납니다 (혹시나 유학을 생각하고 계신 후배님들은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주세요). 제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하는 동안 이공계 한인학생회 부회장을 했는데 (제 역할이 주로 뉴욕이나 근처 지역, 혹은 전미에 계시는 이공계 동문들을 초대하고 그분들이 주시는 job posting을 전달하는 것), 사람 수가 많아서 서로 커뮤니티를 형성해서 도와주는 기계공학, 전기공학, 생명과학과 같은 분야를 보면 정말 부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미국은 해양학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들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많고, grant proposal을 따는 데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정부가 지구과학의 중요성을 잘 알고있기에 다양한 연구 기회가 많은 편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미국 해양학계의 장점은, 많은 연구자들이 서로의 연구를 공유하고 공동연구하는 것을 매우 즐겨한다는 점입니다. 저희 연구소 뿐만 아니라 많은 곳들이 open door policy를 채택하고 있어, 모든 실험실과 오피스의 문이 늘 활짝 열려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디스커션하고, 그 아이디어를 어떤 가설을 세워 어떻게 테스트할 것 인가를 자유롭게 얘기하는 것을 장려하는 연구환경이죠. 연구소에 방문하는 각 국 여러 대학 및 연구소들의 연구자들이 많아서 기회도 많은 편이고요. 또한 눈여겨 볼 트렌드 중 하나는, 지구과학자 대다수가 twitter를 통해 학생, 일반 대중, 그리고 언론과도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Proposal 구상/제출, 학생 지도, 수업, 연구소 관련 업무 및 연구소외 기타 연구관련 활동을 다 하면서도 자투리 시간에 twitter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faculty들을 보면 정말 부럽고 신기합니다.

해외 유학생활이나, 해양생지화학, 생태학 분야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해주시길 바랍니다.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