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정교 입니다.

2021-03-31l 조회수 1982
저는 현재 NASA 제트 추진 연구소 (Jet Propulsion Laboratory)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017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본 연구소에서는 2018년 7월경 시작하여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본 글에서는 간략하게 제가 하고 있는 연구와 일하고 있는 연구소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본 연구소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면, 미국 연방 정부의 기금으로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에서 운영하고 있는 연구시설이며, 태양계 및 외계행성 탐사, “지구과학”, 우주 로봇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미국 전역에 다양한 특색의 많은 NASA 연구소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 JPL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Pasadena에 위치하고 있으며, Caltech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외국인들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습니다. NASA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지구에서 우주를 연구한다고 생각합니다. 화성 탐사나 토성 관측 등 흥미롭고 도전적인 과제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죠. 영화 마션의 배경이 되는 연구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JPL 예산의 많은 부분이 지구과학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우주만이 아니라 우주에서 지구도 바라보고 있는 거죠.

제가 하는 일 역시도 지구과학의 한 분야로 인공위성 중 synthetic aperture radar의 전자기파 신호가 지상의 물체에서 산란하는 과정에서 지구물리적인 요소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 지 규명하고, 자연 재해와 연관하여 피해 지역을 탐지, 모니터링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구 밖에서 지구를 관측하는 점은 아이러니 하지만 재미있는 일입니다. 제가 현재 참여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Advanced Rapid Imaging and Analysis (ARIA) 라고 불리우는 것으로서 화산, 지진, 산불, 홍수, 산사태 등 의 재해를 위성으로 빠르고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입니다. 즉, 공학적 시점 뿐만이 아니라, 지구 과학적 배경 지식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입니다.

제 분야가 아니라 자세히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대기 쪽 분야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NASA 특히 JPL은 자연과학 특히 지구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있는 연구소라는 점 입니다. 본 연구소의 많은 연구자들이 지구 과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그 규모가 크다는 점 입니다. 즉 기회가 많이 있죠. 다양한 분야가 섞여있고 같은 목적을 가지고 한국에서는 힘들 수도 있을 만한 큰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는 점은 본 연구소의 매력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많은 연구자들이 워크홀릭이라서 항상 일을 달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 기관 소속의 제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비교적 일의 진행속도가 빠른 편이죠. 본 연구소에 있으면 각 국 여러 대학 및 연구소의 연구자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넓히고 학문적 소양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물론 JPL 연구소 내에 능력 있고 똑똑한 연구자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궁금한 점을 곧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은 저에게 본 연구소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우선 개인적인 입장에서 말씀 드리자면 지구에는 정말 많은 자연재해 발생하고 있고 발생할 예정입니다. 저도 본 연구소에 와서 깨닫게 되었지만, 글을 쓰는 현 시점에도 알래스카 지역은 산불이 나고 있으며, 7월 초에는 Ridgecrest 지진이 났으며, 지난 주에 페루에서는 화산이 분화 했죠. 겨울마다 캘리포니아에는 산불이 나고 동부지역에서는 허리케인에 의한 홍수 및 피해가 발생하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지진에 의한 피해가 자주 발생합니다. 가끔씩은 아프리카에 홍수가 발생하고, 일본에서는 작년에 큰 산사태가 났습니다. 즉, 많은 재해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대응 해야하죠. 일이 많이 있으며, 앞으로도 많을 예정입니다.



박사 후 연구원으로서 저의 입장이 아니라 주위의 연구자들에게 듣는 것 중 힘든 점 중 하나는 항상 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연구 계획서를 작성하고 제출해야 다른 연구자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기 때문에 지인 연구자 들 중 한명은 항상 proposal 을 구상하고 작성하고 있더군요. 또한 어떤 연구자는 자신의 시간 중 50%를 연구 계획서 작성 50%를 연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높은 위치의 연구자로 갈수록 연구 할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다른 연구소도 유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사 후 연구원으로서 마지막으로 저희 연구소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치열한 분위기이지만, 또한 재미있는 연구소라는 점입니다. 혹시나 관심있으신 분이 있다면, 지구환경과학부의 졸업생으로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준비를 잘 하신다면 본교의 재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이 충분히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 여쭤볼 것이 있다면 지구환경과학부의 김덕진 교수님이나 환경대학교의 정수종 교수님을 찾아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