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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LANET A 프로젝트 : 서울대 10-10 사업 선정 후기
등록일 2020-11-03 조회수 414
저자 이상묵 교수
첨부파일 10-10.JPG [23042 byte]

경제학자들이 유물과 문헌을 토대로 당대의 경제수준을 가늠해봤다고 한다. 만약 그런 생활방식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얼마 정도의 국민 소득이 되어야 하는지 오늘날의 기준으로 살펴본 것이다. 기원전 2세기 지중해 로마 사회를 들여다봤다. 이때가 큰 전쟁도 없고 비교적 사회가 안정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날 그 정도의 삶을 살려면 얼마만큼의 소득이면 가능할까? 답은 100불이었다. 그리고 산업혁명 직전인 17세기 말 유럽 사회를 살펴봤다. 얼마면 될까? 답은 150불이었다. 그러니까 2천 년 가까이 인류가 이룩한 경제 성장은 겨우 1.5배인 셈이다(어쩐지 KBS 대하드라마들을 보면 신라 때나 고려 때나 세트장의 모습이 비슷할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다).

   
산업혁명 이후 오늘날(2000년을 기준) 전 세계 국민 소득은 얼만큼 될까? 대략 6천 불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지난 250년 사이에 40배의 경제성장을 이룬 것이 된다. 1인당 국민 소득뿐만 아니라 모든 지표에서 산업혁명 이후 우리 인류는 혁혁한 성장을 이루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옛날에 우리가 노인을 공경했던 이유는 변화가 거의 없이 일상이 반복되는 사회에서는 가장 오래 산 노인들이 가장 지혜롭고 해답을 주었기 때문이다. 산업화 이후의 사회에서는 집 밖에서 활동하는 아버지가 세상 돌아가는 것을 가장 잘 알았고 그래서 우리는 아버지의 판단을 따랐다. 요즘 아버지는 어떠한가? 새로 나온 앱도 자식보다 모르고 세상 정보도 뒤진다. 우리는 엄청난 경제적인 성장을 이루었지만 대신 그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인류는 전대미문의 물질적 풍요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진 것은 개화기(Age of Enlightenment) 이후의 과학기술 덕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지구환경은 무참하게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 미래에도 우리 인류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지구환경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오세정 총장님이 취임하면서 내세운 사업이 소위 10-10 프로젝트이다. QS 세계대학 랭킹에 의하면 서울대는 37위이다. 참고로 우리 경쟁 상대인 동경대는 24위이다. 10-10 사업은 10개의 학과를 선정하여 앞으로 대략 10년 뒤에 세계 10위권 안에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진다. 서울대에는 현재 80여 개의 학과가 있고 각종 연구 프로그램(예: 계산과학 협동과정) 등을 따지면 100개 가까운 연구 그룹이 있을 것이다. 올해 48개의 연구 집단이 출전하였고, 각 집단이 제안한 사업 제안서는 외국 대학의 총장들과 노벨상 수상자들이 평가를 하였다. 48개의 집단 중 7개의 학부/학과가 뽑혔는데 그 가운데 당당히 지구환경과학부가 선정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 지구환경과학부가 제안한 사업이 PLANET A 프로젝트이다.

   
PLANET A라는 이름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님이 UN 온실가스 감축 회의 당시 기자 질문에 “우리에게는 PLAN B가 없다. 왜냐하면 PLANET B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신 말씀에서 착안한 것이다. 다시 말해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잘 보존해야 한다는 말인데, 이를 위해 전 지구적 데이터를 취합하고 정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글로벌 데이터 허브를 우리 학부가 주도해서 만들고 또 최근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려 하는 것이 PLANET A 프로젝트의 주된 내용이다.

    
글로벌 데이터 허브와 AI. 이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도전적이고 중요한 일을 통해 우리 지구환경과학부가 거듭나고, 이를 통해 앞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함께 해볼 만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10-10 사업의 기간은 3+3년이며 학교가 매년 지원하는 사업비는 3억 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거창하게 모든 지구과학 데이터를 포함할 수도 없다. 우리 교육과 연구에 직접 도움이 되는 자료들을 중심으로 허브를 만들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데이터 센터, 데이터 허브라고 하면 크게 3가지 역할로 구분할 수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포함하는 Data Storage 역할, 획득된 데이터를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변환하는 Data Transformation 역할, 그리고 분석하는 Data Analytics 역할이 그것들이다. 보통 웹상에서 데이터를 찾고 처리하는 것을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이것은 어찌 보면 frontend 작업이다. 반면 우리 눈에는 안 보이지만 뒤에서 돌아가는 무수히 많은 backend 작업들(하드웨어, 네트워크, 분산 컴퓨팅 framework, API 등)에 대해서는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단순한 사용자가 아니라 service provider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가끔 PLANET A Inc.(기업)이라고 이야기한다.

    
PLANET A 프로젝트는 우리 학부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이 큰 화두가 되고 있다. Machine Learning(ML), Deep Learning(DL) 등이 지구과학에서도 중요하지만 모든 분야가 이것들에 의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계속 발전해 나가겠지만 지금까지 사례들을 보면 ML과 DL 등은 이미지 처리와 빠른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에 매우 효과적이었다. 단순히 선진국들의 성공 사례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새로운 적용 분야를 열고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넓은 안목으로 자연과 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수학(특히 Discrete Mathematics)과 계산과학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가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컴퓨터뿐만 아니라 자기가 전공하는 지구과학 분야에 대한 지식(domain knowledge)이 바탕이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글로벌 데이터 허브에는 어떠한 데이터들이 포함되겠는가? PLANET A 사업에서는 먼저 4가지 분야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1) 미세먼지 자료를 포함하여 대기의 질에 관한 국내 및 동북아시아 자료, (2) 전 지구적 해양물리 자료 및 대양 탐사를 통해 얻어진 지구환경 자료, (3) 지진, 지진해일 등 재난과 관련된 지구과학 자료, 그리고 (4) 극지방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지구환경 변화를 탐지하는 자료 등이다. 이러한 자료는 우리 학부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직접 관측하여 얻은 것도 있지만 국내 연구 기관(해양과학기술원, 지질자원연구원, 기상청)들뿐만 아니라 해외 우수 연구기관 및 대학들과 협력을 통해 얻고자 한다. 그림 2는 PLANET A 프로젝트의 주요 구성 요소들과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데이터 허브 구축뿐만 아니라 지구과학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Outreach 사업도 PLANET A의 주요 구성요소이다. 지구과학의 특징 중 하나가 그 다양성이다. COVID-19 시대에 걸맞게 수준 높은 비대면 온라인 강좌들을 개발하여 일반 국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국민적 이해를 높이고 저변을 확대하고자 한다. 글로벌 데이터허브가 구축된 다음에는 이를 활용하여 전 지구적 문제에 도전하는 지구과학 인공지능 경진대회를 전국적으로
펼치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은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혼자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기업, 정부 출연 연구소 그리고 다른 대학들과의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 세계 대학 평가에서 중요한 것이 연구자들이 학문적 역량이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그 대학교 및 학부의 인지도 및 평판이다. PLANET A 프로젝트는 보다 나은 연구 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하고 단 하나뿐인 지구의 미래 문제를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야만이 우리가 후손들에게 더 나은 지구를 제공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