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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BK21 3단계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등록일 2020-11-03 조회수 552
저자 허창회 교수
첨부파일 BK.JPG [45924 byte]

안녕하세요? 우리 지구환경과학부 3단계 BK(Brain Korea) 사업단장을 맡은 허창회입니다. 지난 2013년 9월부터 시작된 이번 사업은 2020년 8월 31일부로 종료됐으며, 9월부터는 새로운 7년간의 4단계 BK21사업이 시작됩니다. 이강근 학부장님께서 사업단장을 맡아서 훌륭하게 운영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잘 알고 계시듯이 우리 학부 BK21사업의 1단계는 김구교수님께서, 2단계는 김경렬교수님께서 사업단장을 맡아서 사업단을 이끌어 오셨습니다. 1, 2단계 사업 동안 고려대 및 연세대 사업단과 비교해서 줄곧 우위를 갖고 있었기에, 제가 책임을 맡은 동안에도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우리 학부 교수님들의 열정적인 연구 활동과 노력에 한 번 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사업단의 여러 일을 처리하면서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은 강형주 실장과 김정민 직원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학생들 전부는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당연하게 여기면서 BK21사업의 연구장학금(인건비)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1단계 BK21사업이 시작된 2000년에는 지구환경과학 분야가 만들어지지 않아서 ‘기타 분야’로 지원했습니다. 우리 학부가 선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아서 정말 사력을 다해서 신청서를 작성했고, 마침내 선정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강근 신임 사업단장님께서 그 당시에 실무를 맡아서 신청서를 주도적으로 작성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BK21사업은 기본적으로 정부에서 사업단에 속한 대학원생에게 최소한의 생계비(연구장학금)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도교수님으로부터 꾸준하게 연구지원을 받으면 상대적으로 괜찮겠지만, 우리나라 형편상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대학원생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이 때문에 본인의 학업 및 논문연구에도 큰 지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BK21 프로그램은 바로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대학원생이 지도교수님의 연구과제 선정 여부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논문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BK21사업의 선정 및 평가도 대부분 대학원생의 논문 업적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BK21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2000년 즈음까지는 대학원생이 SCI(E)로 불리는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하는 게 드문 일이었습니다. 석사학위 논문은 말할 것 없고 박사학위 논문도 영문으로 작성된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대학원생이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더더군다나 흔치 않았습니다. 현시점에서 본다면 국제화가 크게 미흡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BK21사업에 참여하면서 대학원생의 연구 역량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을 국제학술대회에 가서 발표하는 게 관례화되었고, 그 논문을 SCI 학술지에 출판시켜야 학위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부 대학원생에게는 힘든 숙제가 되기는 했지만, 우리 학부의 연구 능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확실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는 해외 유명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박사후연구원으로 취업하였고, 이후 국내로 돌아와 우리나라의 연구, 과학계를 이끌어가는 중추적인 인재로 성장하였습니다.

    

3단계 BK21사업까지는 유명 학술지에 몇 편의 논문을 출판시키느냐가 중요한 평가지표였습니다. 학술지의 인용도 지수를 나타내는 IF(impact factor)를 감안했지만, 기본적으로 많은 논문을 출판시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4단계 BK21사업부터는 논문 수, IF 지수와 같은 정량적 기준에 추가해서 ‘논문의 품질’을 살펴보겠다고 합니다. 예전처럼 논문의 수와 IF 지수만으로 연구의 질을 평가하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논문 품질의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데, 인용 횟수가 포함될 수도 있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과학계의 발전에 큰 획을 긋는 선도연구가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연구 초보자인 대학원생이 처음부터 세계적 수준에 이르는 논문을 쓸 수는 어렵다고 봅니다. 과학계 전반을 이끌어가는 논문을 쓰기는 더욱 어렵지요. 현실 가능한 목표로서 지도교수님께서 만족하실만한 연구를 하면 되지 않을까요? 여러 학회에 참가해서 논문을 발표하거나 학술지에 투고해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자신이 수행한 연구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대학원생의 앞날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출판된 논문의 수가 많아야 합니다. IF가 높은 학술지에 많은 수의 논문을 출판시켜야 대학원생 여러분이 원하는 연구기관이나 대학에 박사후연구원으로 취업할 수 있습니다. 이후 정규직으로 평생직장을 구하는 데에도 매우 유리합니다.

    
대학원생들이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우리 지구환경분야 박사학위자를 채용하는 시장은 제한적입니다. 아쉽지만 삼성이나 현대 등 민간 기업에서 우리 학생들을 채용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박사 졸업생이 대학이나 전문 연구기관에 취업하므로 매해 채용의 문이 열려 있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지원자 중에서 적합한 사람이 없다고 채용의 문을 닫아버리곤 합니다. 연구자 선배로서 대학원생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내가 자리를 찾는 게 아니라, 자리가 나를 찾아야 한다”입니다. 대학이나 연구소는 그 기관의 발전을 위해서 훌륭한 연구업적을 낼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 합니다. 만일 연구 능력이 뒤쳐진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을 채용할 이유가 없지요.

   
최근 선정된 ‘서울대학교 10-10 프로젝트(Project: Planet A)’와 더불어 새로 시작하게 될 ‘BK21 4단계 사업’을 통해 우리 학부가 지구환경과학 분야에서 세계 선도연구 그룹으로 한 발짝 더 도약하고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