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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녕하세요? 지구환경과학부 후배님들
등록일 2017-03-17 조회수 1471
저자 소병달 교수
첨부파일 소병달 교수.JPG [40993 byte]

저도 여전히 공부를 해야하는 어린 학자로서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 하면 수많은 부정적 지적을 받고 또 그에 대한 변호를 하고 때로는 제 의견을 철회하고 혹은 맞서 싸우는 과정을 치열하게 반복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저도 학술지에서 리뷰 요청이 오면 다른 연구자의 리뷰를 하는데, 최대한 예의있게‘의문’을 던질 뿐인데 돌아오는 답변서에는 항상 예상치도 못한 변호 혹은 반박이 쓰여있곤 합니다.

   

안녕하세요. 지구환경과학부 후배님들. 먼저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소병달이라고 합니다. 2002년에 그 당시 자연과학대학 해양학과에 입학했고 2006년부터 이상묵교수님의 해양지구물리 및지구동역학연구실에서 수학을 시작하여 2013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잠시 박사 후 연구원으로 동 연구실에 있다가 2014년에 학교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2014년 말까지 호주 멜번의 Monash 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2015년에 대통령 Post-Doc. Fellowship이라는 과제를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수주하여 충남대학교 시간강사 및 연구원으로, 2016년에 강원대학교 지질/지구물리학부 지구물리학과 조교수로 임용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수치지구동역학”영어로는“Numerical Geodynamics”라는 분야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실 수 있겠습니다. 전산지구동역학은 다양한 수치적 기법을 이용해서 지구 내부와 표면의 동역학 (특히 맨틀과 암석권을 포함한 고체지구)을 모사하고 실제 관측 결과와 비교해 보고, 혹은 그 관측결과를 설명해줄 수 있는 기작을 밝히는 연구 분야입니다. 혹시 제 연구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듣고 싶으시다면 bdso@kangwon.ac.kr 로 연락을 주십시오. 또한 우리 수치지구동역학자들이 자주 들어가서 정보를 교환하는 https://geodynamics.org 라는 웹페이지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벌써 2017년이라니 저는 정말로 대학교에 입학한게 엊그제 같습니다. 교수님들께서 가끔 저런 말씀을 하시곤 하셨는데 그때는 믿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자주 가서 술마시던 녹두거리도 아직도 눈에 선하고 (최근에 한번 가봤는데 많이 변했더군요. 일단 제가 정말 좋아하던 오징어 마을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초등학교 6년보다 1년 반이나 긴 7년 반이라는 기간을 사용하던 연구실 제 책상도 여전히 기억납니다. 요즘 학생들은 거의 하지 않는다는 팩차기도 매일 같이 했습니다. 제가 2002학번이라 2002년 한일월드컵때 물리학 담당교수님께서 대 이탈리아전에 대비해 기말고사도 미뤄주셨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지면으로나마 이렇게 모교의 후배님들과 대화를 나눌수 있는 기회가 있어 대단히 기쁩니다.

   

저도 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의 고민을 항상 듣습니다. 항상 취업, 대학원 입학 혹은 공무원 시험 준비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하는 것을 봅니다. 후배님들도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제가 취업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에 대해서는 조언하기는 어렵겠지만 대학원 입학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로는 여러분들이 원하는 방향을 택하시는 게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남들의 기대에 따르기 보다는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는 진로 선택의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로 선택 후 집중이 중요할 뿐이죠.

    

우선 연구자라는 직업은 정말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진로 중 하나 입니다. 석사/박사 통합학위를 해서 4년만에 빠르게 졸업하는 친구도 보았고, 8-9년만에 졸업하는 친구도 보았습니다. 이 긴기간동안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없으므로 당연히 내적인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 졸업은 할 수 있을까?”,“ 졸업하면 어디 자리는 잡을 수 있을까?” 나아가 “내가 연구자로서 자질은 있는 것인가?” 라는 원론적인 질문 등의 다양한 갈등이 생깁니다.

   

저는 그래서 종종“정신적 체력”(소위 멘탈이라고 부르는)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곤합니다. 대학원에서 연구를 하는 과정은 (0) 가설설정 (1) 실험 (2) 지도교수님과 토론 (3) 지도교수님과 논문 작성 (4) 학술지에 논문 투고 (5) 리뷰 (6) 논문재투고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이 과정이 순차적인 것이 아니고 과정과 과정 사이를 N회 반복하게 되어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후배님들이 생각했던 논리가 끊임없이 부정당하고, 때로는 그 부정의 정도가 논문 전체의 구조를 망가트릴 정도로 크다면 이제까지 했던 실험을 모두 다시 해야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정신적 체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과 반복의 과정은 연구자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저도 여전히 공부를 해야하는 어린 학자로서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 하면 수많은 부정적 지적을 받고 또 그에 대한 변호를 하고 때로는 제 의견을 철회하고 혹은 맞서 싸우는 과정을 치열하게 반복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저도 학술지에서 리뷰 요청이 오면 다른 연구자의 리뷰를 하는데, 최대한 예의있게‘의문점’을 던질 뿐인데 돌아오는 답변서에는 항상 예상치도 못한 변호 혹은 반박이 쓰여있곤 합니다. 즉 연구자 간의 부정/변호/반박 또 그에 따라오는 실망과 좌절은 병가지상사이며 논문을 개선시키고 익명의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논문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후배님들이 너무 연구실에만 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별다른 취미가 없지만, 대학원 기간동안 학내에 있는 포스코 스포츠 센터에 일주일에 세번씩 꼭 스쿼시를 치러 다녔습니다. 아무리 급한일이 있어도 저녁 7시반에서 8시반 사이는 꼭 운동을 하러가서 “연구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만나
서“연구와 관련없는 이야기”를 하고 가끔은 맥주도 한잔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조금은 하였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모두다 정신적/육체적 체력관리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하시면 여러가지 진로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기업에 취업을 하거나, 박사 후 연구원이 되거나 (국내 혹은 국외), 국책 연구기관에 취업을 하는 등입니다. 대부분 두번째 진로를 택하시게 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한국국연구재단에서 신진과학자 (박사 학위를 취득한 지 오래되지 않은자)에게 연구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 많이 생겼습니다. 연구업적을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언급한 바와 같은 사업을 스스로 찾아서 지원하여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는 것도 아주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연구는 국가나 기업에서 지원을 받아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현대 연구는 그렇습니다. 연구실에 들어가는 사소한 것들 가령 프린터 토너나 학용품까지 모두 연구비가 있어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연구의 초년기에 있지만 더 초년기에 했던 착각은 제 연구가 매우 소중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제게만 소중한 연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소중한 연구를 바탕으로 다른 연구자들의 심사를 받아 연구에 필수적인 연구비 지원을 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연구의 가치와 다른 연구자의 연구와의 융합점을 찾고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 또한 현대 과학계에서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해오신 대로만 하시면 원하시는 성과를 얻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