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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물에서 뽑아내는 친환경재생에너지 - 2016 국가연구개발우수성과 100선 수상 후기
등록일 2017-03-17 조회수 598
저자 이강근 교수
첨부파일 강변에 설치되는 지하수의 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 개념도.JPG [66004 byte]

물은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물질로 먹는 물과 수자원 공급의 고유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에너지원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해 왔다. 물의 위치에너지를 직접 이용하는 물레방아 돌리기, 그것을 전기에너지로 바꾸어 이용하는 수력발전, 온천수를 이용한 난방 등은 오래전부터 물의 위치에너지나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우리 연구실은 이런 고전적인 방법이 아닌 좀더 고도화된 기술을 이용하여 물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과 물의 온도차를 이용한 열전발전 등 물의 친환경 에너지 활용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물을 이용한 냉난방은 주로 지하수의 안정된 온도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와 비슷한 원리로 지하 지질매체의 안정된 온도를 이용하는 지열냉난방이 있다. 서울시청 신청사, 우리 대학의 38동 글로벌공학교육센터(GECE), 잠실롯데 고층 빌딩 등 최근에 건축되는 많은 대형 건물의 지하에는 대규모의 지열냉난방용 시추공(지열공)과 히트펌프 시스템이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잠실롯데 123층 빌딩의 경우 건물 지하부에 한강 수열을 이용하는 냉난방 시스템과 함께 200m 깊이의 지열공들이 격자상으로 720개가촘촘히 설치되어 운영되는 지열냉난방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우리 연구실은 지하에 시추공을뚫어 열전도 과정을 이용하여 땅속의 열을 가져오는 지열‘밀폐형’시스템보다 열적 효율이 더 높다고 판단되는‘완전개방형’지하수지열 냉난방 시스템과 지하수를 이용하여 전기를 만드는 열전발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과정에서 작년에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2016 국가연구개발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어 상패를 받게 되었다. 성과 분야는‘에너지환경’, 성과명은‘지하수 지열 이용한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 개발’이었다(그림1 참조). 연구를 위해 노력한 학생들과 함께 공동으로 수상하게 되어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연구의 성과명에서 나타나듯이 이 연구는 대학교에 있는 연구 인력과 경험만으로 수행되기 어려워 서울대 연구진의 주도하에 에너지회사와 엔지니어링 회사를 같이 참여시켜 산·학·연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로 연구의 현장인 국립환경과학원 산하 한강물환경연구소(경기도 양평 소재)에는 지하수 냉난방 시범 시설이 설치되었다. 연구가 종료된 지금도 우리가 설치한 시스템이 일부 건물의 냉방과 난방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 학부의 25-1동이나 500동의 연구실과 강의실 천장에 매달린 냉난방 팬에서 온풍과 냉풍이 나오는 시스템은 공기열냉난방(시스템에어컨)이라고 하며 실내의 열을 식히거나 덥히는데 바깥의 공기가 가지고 있는 열을 이용한다. 반면에 지하수지열 냉난방은 지하수의 열을 이용하여 냉방과 난방을 한다. 우리 연구지역에는 비교 평가를 위해 두 시스템이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 공기열원 냉난방과 지하수지열 냉난방을 비교한 결과 지하수지열 냉난방을 가동할 경우 난방시 40%, 냉방시 13%의 전기 사용량이 절감되는 것으로 측정되었는데 기술 적용과 시스템 운영 최적화가 더 진행된다면 이보다 더 높은 효율을 얻을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이 연구는 지구내부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응용되어 실제 생활에 적용된 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는데, 현장에 실제 시스템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과정은 연구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많은 도전과 극복의 과정이 수반된다는 것을 몸소 경험한 사례이기도 하다. 이 시스템의 기본 아이디어는 지하의 물과 열전달의 원리에서 가져온 것이다. 겨울과 여름에 섭씨 영하 10도 이하에서부터 영상 40도까지 기온 변화가 심한 대기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지하 10여 미터만 내려가도 섭씨 12~15도 정도로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는 지하수의 수온을 냉난방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면 다른 냉난방 시스템보다 적은 에너지로 높은 냉난방 효율을 얻을 수 있다. 열교환 원리를 이용하여 겨울에는 따뜻한 지하수에서 열을 추출하여 실내를 데우고, 여름에는 시원한 지하수가 실내의 높은 열을 가져가게 하는 히트펌프 시스템을 설치하면 전기 사용을 대폭 절감하면서 냉난방을 할 수 있다. 동일한 시스템을 이용하여 여름과 겨울에 히트펌프 운전 방향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지하수를 추출하는 관정들과 땅으로 돌려보내는 관정들이 여름과 겨울에 상호 그 역할을 바꿀 수 있게 설치되었다. 어떻게 지하수를 추출하고 돌려보내는 것이 에너지 부하가 가장 적게 드는지, 그리고 온도가 변한 지하수를 땅으로 돌려보낼 때 지중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현장 관측 자료 분석과 컴퓨터 모델링으로 진행되었다. 5년간 진행된 연구에서 연구 시설에 인접한 한강의 수위 변화가 주는 영향, 지하수의 수질 변화, 땅속 토양과 지하수에서 미생물 군집 변화, 건물 냉난방시 에너지 부하량 등이 실시간 또는 정기적으로 관측되어서 관련된 빅데이터가 확보되었다. 지금까지 논문에 사용했던 자료보다 훨씬 더 많은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 것이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큰 소득이라고 생각된다.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가 세계의 중심 의제가 된 오늘날 화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의 문제점을 보완할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원의 개발은 우리가 지구의 미래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길이다. 그런데 과학적 방법의 개발이 더 큰 의미를 가지려면 연구의 결과들이 실제 현장이나 삶에 적용되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과학적 원리를 이용한 실제 적용 방법의 개발뿐만 아니라 이 방법을 적용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와 방법의 홍보와 실증이 필요하다. 우리는 과학적 연구에서 성과를 얻었기 때문에 제도 제안과 홍보를 함께 진행해 보기로 하였다. 사실 행정제도적인 제안과 기술의 실증과 홍보 등의 일을 하다보면 연구실에서 연구에만 전념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난이도 높은 문제에 봉착한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여하튼, 스스로 결정해서 들어선 고생길이었지만 인내하면서 2015년 5월 7일에 국토교통위원회 국회의원실과 한국수자원공사의 협조와 주관으로 국회에서‘신재생에너지 전략자원으로서 지하수 활용방안’세미나를 개최하고 기조발표를 담당하였다. 2016년 4월 27일에는 양평 한강물환경연구소 시설 현장에서‘개방형 지열 냉난방 시스템’현장 시연회를 개최하였다(사진1, 2, 3 참조). 이러한 과학적 방법 개발과 제도 제안, 현장 실증 시연 및 홍보 등에도 불구하고 아직 적용의 활성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우리나라의 지표 가까운 깊이에 있는 지하수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지표에서 가까운 깊이에 풍부한 지하수가 부존하고 있는 충적층이 넓게 분포되어 있다. 개략적으로 추산한 우리나라 충적층의 지하수가 제공할 수 있는 열에너지의 용량은 38,100MWt에 이르기 때문에 앞으로 그 활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적 연구는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누구의 간섭이나 시공간적 제약 없이 신명나게 연구를 수행할 때 성과도 좋은 편이다. 우리 지구환경과학부 학생들은 이런 상황에서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길 기대한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한 연구는 국가 연구소 안에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는 것과 수도권 상수원 보호구역내 시설 설치 인허가 등 순수 연구의 영역 밖에서 우리에게 전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들이 있었다. 상대하는 연구소와 인허가 기관의 사람들을 만나서 설명하고 동의 받고 협약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힘들고 어려운 난관들에 봉착할 때마다 과학기술자도 좋은 소통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특히, 지구환경과학자는 대중과의 소통 능력을 발휘해야 할 경우가 많을 듯하다. 이러한 경우들은 유난히 지구환경과학 분야에 많다. 기후변화에 대한 논쟁, 기상 예보의 정확성에 대한 대중의 요구와 비판, 지진 발생과 화산 분화 예측의 어려움, 자연 재해 원인의 불확실성 등 여러 가지를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지구환경과학부 학생들은 자신의 과학 연구 역량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 대응하고 대중과의 소통 능력을 함양하는 데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